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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평생을 편두통에 시달렸다.

두통약을 소지하고 다닌 게 무려 중학생! 

언제 아플지 모르니까 아스피린 한두 알을 교복 상의 주머니에 넣고 다녔더랬다

 

편두통은 주말, 피곤할때, 과식 후, 술 먹고 나서 어김없이 찾아왔고 최근 빈도가 높아졌다. 

약도 아스피린-타이레놀-타이레놀두알-이부프로펜-나프록센-게보린

종류별로 다 먹었다. 한 가지 종류를 계속 먹다 보면 내성이 생겼는지 잘 안 듣더라. 용량도 많아지고

최근에는 게보린을 가장 많이 먹었는데, 주위의 누가 게보린이 가장 세다고 먹어보라 했다.

그 말이 사실인지는 모르겠으나 게보린은 효과가 있었고 이것만 먹어왔다.

문제는 편두통 발생빈도가 너무 잦아지는 것이었다. 일주일에 2-3세 번정도?

 

 

특히 술을 마시면 어김없이 머리가 아팠다. 과거에는 3번 먹으면 한번 정도 아프다가 요즘은 먹으면 무조건이 됐다.

피곤해도 마찬가지다. 몸이 피곤한데 머리 니가 왜 더 아픈 거야!

 

이 정도면 사회생활에 문제가 생기는 수준이다. 결국 근본적인 치료가 필요했다.

예전에 한번 찾아보았던 두통 보톡스를 받기로 결심하였다. 

 

근처에 있는 병원 몇 군데 물어보니 가격이 천차만별이더라. 

이건 뭐 부르는 게 값인 건가. 턱 보톡스를 맞아본 입장으로, 사실 보톡스라는 게 별게 없다.

해당 부위에 주사만 놓으면 끝이고 약 종류가 엄청 많은 것도 아니고

굳이 비싸게 맞을 필요도 없고, 맞을 형편도 안되고, 장기적으로 맞아야 했기에 적절한 병원을 결정하였다. 

 

출처 : 서울경제

 

좋은 효과를 보려면 약 3개월 간격으로 보톡스 주사를 맞아야 한다. 턱이랑 똑같다.

의사쌤이 얘기하기로

1. 보톡스는 편두통을 완전히 없애는 것이 아니라 발생 빈도를 줄이는 것이 목적이다.

2. 두통약을 많이 먹으면 그로 인해 두통이 생기는 현상이 발생한다. 따라서 두통약을 줄여야 한다.

3. 보톡스를 맞는 기간 동안에는 두통을 유발할 수 있는 요인을 최대한 피해야 한다.

 

보톡스가 두통을 완전히 없애지는 못할 것이라는 걸 잘 알고 있다.

지금처럼 두통약을 어디든지 갖고 다녀야 하고 툭하면 시달려야 하는 게 싫을 뿐이다. 

특히 약이 오히려 두통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이 충격이었다. 보톡스로 치료를 하는 기간에는 약을 먹지 말아야 한다. 

 

주사를 맞자마자 두통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므로 두통이 생기면 약 없이 버티는 게 가장 어려운 일이었다.

나도 2주 사이에 2번의 위기가 찾아왔다. 하루는 자는데 새벽에 머리가 아파서 깼다. 

평소 같으면 약을 먹었겠지만 비싸게 치료하고선 원점으로 돌아갈 수는 없었다.

과거에 두통을 한번 이겨 보겠다고 끝까지 참아보자 한일이 있었는데 결국 헛구역질까지 하다가 약을 먹고 살아났었다.

그 후로는 절대 참지 않았다. 

 

 

몇 시간을 참았는데 나아지지 않았다. 그러다가 지난번 머리 아플 때 산책을 다녀와서 약간 좋아진 기억이 있어, 주변을 한 바퀴 돌았다. 이게 효과가 있는 걸까? 두통이 나아졌다. 뭐야 산책이었어? 이 방법이 있었다고?

기쁨도 잠시, 없어진 줄 알았던 두통이 다음날 또 찾아왔다. 

속으로 욕하며 나는 또 한 바퀴 돌았다. 사실 누워서 좀 쉬어야 했었지만 오후에 일정이 있어서 무조건 빨리 나아야 했다. 

산책을 하고 나서 한두 시간 있으니 두통이, 사라졌다. 

 

산책이 이 글을 보는 사람에게 효과가 있는지는 나도 모른다. 난 의사가 아니다.

어쨌든 나한테는 효과가 있었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생각이다. 

 

보톡스 괜히 맞았나? ㅋ 보톡스를 맞으면서 약을 안 먹기로 하고 그러면서 다른 방법을 찾고 해결한 것이므로 비싼 주사 맞았다고 후회하지는 않는다. 산책 때문인지도 명확하지 않고 말이다. 어쩌면 보톡스가 덜 아프게 해 줬을지도 모른다. 

 

최소 3회 이상 맞을 생각이다. 머리가 안 아파도 맞을 거다. 

난 정말 두통과 이별하고 싶기 때문이다. 더 이상 두통이라는 것에 쩔쩔매고 싶지가 않다. 

 

두 번째 보톡스를 맞고 후기를 다시 올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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